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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일본소설 베스트셀러 분석 (2/5)

by 넛츠맘 2024. 4. 18.

가족을 잃어서도 철도원으로서 묵묵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지만 마음에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쓸쓸하고 안타까운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이 소설은 1999년 10월 국내에 번역출판 되었고, 2000년 2월에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일본영화가 국내에 개봉되면서 대중들의 주목을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후 2001년 국내에서 『철도원』속의 단편 「러브레터」를 영화로 제작하여 <파이란>이라는 이름으로 개봉하였다.

 

다음으로 1997년부터 2002년까지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은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그릇(一杯のかけそば)』이다. 따뜻한 인간애를 소재로 하여 국내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는데, 일본에서도 1988년 새해 전야에 라디오에서 낭독되었던 사연을 담아 출간되며 당시 감동적인 이야기의 대표작으로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어느 해 섣달 그믐날 밤, 막 가게 문을 닫으려 하는 ‘북해정’이라는 우동 집에 허름한 차림의 여인이 두 아들의 손을 잡고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난 때문에 한 그릇만 주문해 나눠 먹으려는 세 모자에게 우동 집 주인은 이들을 배려하며 반인분을 더 얹어 푸짐하게 1인분을 내어 놓는데 해마다 우동 집을 찾는 세 모자와 그들을 기다리는 우동 집 부부의 이야기가 감동을 주면서 물질만능의 풍요 속에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세대들에게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우동 한그릇』은 현재까지도 어린이·부모에게 추천하는 도서이기도 하다.

 

이 세 작품의 공통점은 독자들의 도서 선택이 사회적인 상황과 무관하지 않으며, 베스트셀러는 독자들과의 공감대 형성과 함께 내적인 갈망과 욕구가 도서를 통해서 충족되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1.2. 2003년도 베스트셀러 작품 분석

 

<표 9> 2003년 소설부문 베스트셀러(온·오프라인)

순위 도서명 (온라인) 도서명 (오프라인)
1 나무 나무
2 톨스토이 단편선 톨스토이 단편선
3 지상에 숟가락 하나 내 생애의 아이들
4 내 생애의 아이들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제5권 1,2
5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제5권 1 지상에 숟가락 하나
6 냉정과 열정사이(ROSSO) 아홉살인생
7 아홉 살 인생 냉정과 열정사이(ROSSO)
8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해변의 카프카 -상
9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10 창가의 토토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11 마당깊은 집 냉정과 열정사이(BLU)
12 해변의 카프카(상) 마당깊은집
13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제5권 5
14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그 놈은 멋있었다 1,2
15 운명 연금술사
16 그 놈은 멋있었다 1 창가의 토토
17 연금술사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제5권 3
18 뇌(상)
19 호밀밭의 파수꾼 운명
20 상실의 시대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제5권4

 

『창가의 토토(窓ぎわのトットちゃん)』는 구로나야기 테츠코(黒柳徹子)의 자전적인 소설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현재도 교사나 학부모들 사이에서 필독서가 되어있는 작품이다.

 

다른 아이들의 수업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가는 학교마다 퇴학을 당했던 주인공 토토가 도모에 학원에 가면서 자연과 친구와 함께하는 삶을 배우며 자라는 과정을 고바야시 교장선생님의 독특한 교육철학과 함께 다루었다. 학교에서 보내는 주말 캠프, 금붕어가 헤엄치는 연못, 엄마가 싸 준 맛있고 예쁜 도시락 자랑 등 자연과 친구와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의 감정과 행동, 교육의 참모습을 짤막짤막한 이야기로 담아내고 있고 아이들이 인생의 지혜와 덕목을 체득할 수 있는 진정한 교육의 이상을 제시하고 있어 ‘대안 교육’ 모색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의미 깊게 다가오고 있는 작품이다.

 

- 사실 도모에의 학생들은 한 번도 학교에서 ‘예의바르게 한 줄로 서서 걸을 것!’이라든지, ‘전철 안에서는 조용히 할 것!’이라든지, ‘음식물 찌꺼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는 따위의 주의사항을 배운 적이 없었다. 다만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서 자기보다 어린 사람이나 약한 사람을 밀쳐 내거나 난폭하게 행동하는 것은 자신에게 부끄러운 일이며, 또 어질러져 있는 곳을 보면 자기가 알아서 청소를 하는 등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되도록 삼가는 습관이 어느 틈에 몸에 배어 있었던 것이다. 『창가의 토토』p. 106

 

『창가의 토토』는 내용도 이해하기 쉽고, 읽기에도 어렵지 않아서 초등학생들 독서 감상문으로 많이 제출되고 있고, 일본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원서로서 읽혀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81년 출간된 이후 발행부수 750만부를 넘는 전후 최대의 베스트셀러이며, 일반서적의 부수기록으로서는 현재까지도 그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고한다. 현재 35개국에서 번역 출판되고 있는 이 작품은 일본의 전 언론이 20세기 대중문화 부문에서 최고의 도서로 이 책을 선정하기도 하였다.

2.1.3. 2004년도 베스트셀러 작품분석

 

<표 10> 2004년 소설부문 베스트셀러 (온·오프라인)

순위 도서명 (온라인) 도서명 (오프라인)
1 연금술사 연금술사
2 다 빈치 코드 1 다 빈치 코드 1
3 나무 나무
4 칼의 노래 1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5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11분
6 11분 칼의 노래 1
7 황진이 1 냉정과 열정사이(ROSSO)
8 냉정과 열정사이(ROSSO) 그 남자네 집
9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다 빈치 코드 2
10 진주 귀고리 소녀 황진이 1
11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12 상실의 시대 천사와 악마 1
13 해변의 카프카(상)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14 울 준비는 되어 있다 화장(2004 이상문학상 작품집)
15 그 남자네 집 진주 귀고리 소녀
16 연인 서태후 울 준비는 되어 있다
- 생 략

 

2004년은 일본에서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방영으로 대대적인 ‘한류열풍’이 불었던 해였다. 아련한 첫사랑에 눈물을 훔치며 ‘욘사마 열풍’까지 더해졌었는데, 국내에도 일본식의 아련한 첫사랑을 다룬 일본 소설이 소개되었다. 바로 가타야마 교이치(片山恭一)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世界の中心で、愛をさけぶ)』였다. 이미 일본에서는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2004년 드라마 영화, 만화까지 만들어지면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고, 2005년 7월에는 『ノルウェイの森(上巻)』을 넘어 최대 발행부수를 기록하였다.

 

열다섯 살 때 학교 학급위원으로 만난 아키와 사쿠는 학교 문화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을 맡으면서 비밀일기를 교환하게 된다. 둘은 조금씩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가면서 처음으로 함께 여행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갑자기 아키가 쓰러지며, 백혈병으로 입원을 하게 된다. 서로 사랑을 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처럼 아키는 비극적 사랑만 남기고 짧은 생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