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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일본소설 베스트셀러 분석 (4/5)

by 넛츠맘 2024. 4. 18.

- 세상에서 가장 슬픈 풍경은 비에 젖은 도쿄 타워이다. 『도쿄타워』p. 9

 

순수하기 때문에 더 위험한 사랑, 불안하지만 한없이 평안해지는 사랑을 섬세하게 나타내고 있다. 저자의 인지도와 함께 국내 출간과 맞물려 일본에서 영화화 한 작품이 개봉 되면서 2005년 온·오프라인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1.5. 2006년도 베스트셀러 작품분석

 

순위 도서명 (온라인) 도서명 (오프라인)
1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2 사랑 후에 오는 것들(공지영)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1
3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1 사랑 후에 오는 것들(공지영)
4 다 빈치 코드 1 다 빈치 코드 1
5 향수 연금술사
6 모모 아내가 결혼했다
7 공중그네 향수
8 연금술사 플라이 대디 플라이
9 아내가 결혼했다 모모
10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츠지 히토나리)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츠지 히토나리)
11 오만과 편견 달콤한 나의 도시
12 플라이 대디 플라이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13 달콤한 나의 도시 공중그네
14 뿌리깊은 나무.1 뿌리 깊은 나무 1
15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내 이름은 빨강 1
16 오만과 편견 밤이여 나뉘어라
17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디셉션 포인트 1
18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오만과 편견
19 우리는 사랑일까 도쿄타워
20 천사와 악마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표 12> 2006년 소설부문 베스트셀러 목록 (온·오프라인)

 

해방 60주년이자 한일 수교 40주년을 맞아 ‘한일 우정의 해’로 선포된 2005년 5월 중순부터 11월까지 7달 동안 <한겨례>에 한일 합동 소설이 연재되었다. <먼 하늘 가까운 바다>가 그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는 1,000여통의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국경과 언어의 장벽, 문학적 경계를 넘어 하나의 소설을 연재했고, 그해 12월 이를 두 권의 단행본으로 펴내며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라고 제목을 정하였다.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를 사랑과 이별, 재회를 그린 작품인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두 편 모두 온·오프라인 28만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다.

출판사 집안의 딸 최홍은 일본에 가서 어학연수를 하던 중에 준고라는 일본인을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둘은 서로의 차이를 이기지 못하고 헤어진다. 7년 후 유명한 작가가 되어서 한국에 온 준고의 통역을 최홍이 맡게 되면서 내면에 일어나는 심리적인 상황을 공지영은 홍이의 시선으로, 츠지 히토나리는 준고의 시선으로 담아 내고 있다.

 

- 잊는다는 건 꿈에도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었다. 그토록 겁 없이 달려가던 나였다. 그를 만나지 못해도, 영영 다시는 내 눈앞에 보지 못한다 해도, 잊을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를 떠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편』p.112

- 고독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쓸쓸함은 사랑을 약하게 만든다. 슬픔은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거기에 젊음이 더해지면 모든 것이 위태로워진다. 밝은 색을 잃어버린 화가가 그린 그림과 같았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츠지편』p.89

 

가네시로 가즈키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フライ, ダディ, フライ)』는 권투를 하는 고등학생에게 폭력을 당한 딸의 복수를 위해 육체적으로 단련하게 되는 중년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2006년 8월 국내에서 영화화 된 작품이기도 하다.

오십 평생 충실한 샐러리맨으로 살아온 스즈키 하지메는 힘도 용기도 없는 자신의 무력함을 한탄한다. 그런 스즈키를 돕기 위해 체력 증진과 근육 만들기, 주먹 쓰기, 극기 훈련 등을 통해 의지로 '전사'로 탈바꿈시키는 고등학생 재일 한국인 박순신과 그 일당들의 맹활약을 그려내었다.

외국인 노동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순신에게 스즈키는 제자인 동시에 아버지가 되고 있다. 둘은 헤어지는 마지막 장면에 순신은 스즈키에게 외친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

경쾌발랄함과 일본 사회에서 차별받는 재일 한국인의 한(恨)이라는 요소가 언뜻 보기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가즈키의 작품에서는 잘 배합 되어 있어 전혀 새로운 재일문학, 즉 ‘엔터테인먼트 재일문학’을 이루었다는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いつか記憶からこぼれおちるとし..)』는 열일곱 살, 한 학급의 여고생들의 섬세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버스에서 묘령의 여인 치한을 만나지만 아무런 느낌도 갖지 못해 불감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손가락」, 남다른 정신세계로 분열증을 일으킨 단짝 친구 때문에 슬퍼하는 기억을 담은 「초록 고양이」, 서른이 넘도록 혼자 살며 외로워하는 이모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랑을 그린「비, 오이, 녹차」등 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작품은 여고 시절 마치 삶의 전부인 것처럼 덜 자란 육체와 정신을 짓누르던 것들, 지금 돌아보면 치기 어린 열정 같은 감정들. 각각 자기만의 아프고, 특별한 사연들을 갖고 있는 열일곱 살 소녀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날카로우면서도 때로는 무덤덤하게 그려내고 있다.

 

언가를 이해하기에 아직 어리다면 언젠가는 이해할 때가 온다. 하지만 무언가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아주 슬픈 일이다. 아주 아주 슬픈 일이다. p. 25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원할 때 수중에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p. 161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중에서